그녀가 누차 강조하는 경험이 중요하다 얘기에 둘이서는 처음으로 프랑스 코스요리를 먹으러 다녀왔다.

코스치고는 (그리고 런치였다.) 그렇게 높지 않은 가격인 3만원 중후반대였고

우리 둘다 처음 먹어보는 양고기와~

코스라는 것에 약간의 기대와 설레임과 즐거운 분위기 까지 유지가 됐다. ^^



에드워드 권 셰프가 그랬다.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은 전문가화를 지향하고 있고,

대부분의 (그의 말에 따르면 100%) 블로거들이 스스로를 속칭 <맛집 미식가>를 자처하고 있고

그, 스스로를 미식가라고 자처하는 사람에 의해 우리가 먹기도 전에 그 음식은 판단이 된다." 라고 말이다.


나도 충분히 공감하는 얘기다. ^^

재작년에 레스토랑에 여성 두분이 고객으로 왔다. 테이블에 떡하니 DSLR 을 올려두며 둘이서 장난스럽게 하는 얘기가 DSLR 을 올려두면, 서비스를 잘 준다고. 그래서 올려둔다고 하는 것이었다.

아쉽게도 우리의 오너셰프는 그런 의미를 파악하지 못했고~

그 두 손님은, 내 기억이 맞다면 약간의 컴플레인을 걸고 당당히 퇴장했다.


나도 다른 사람의 음식을 먹고 판단을 하고 비난을 자주 하는 입장이지만, 요리를 하면서 드는 생각은 다른 사람 입맛 맞추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음식의 절대적인 맛 뿐만이 아니라

누구와 식사자리에 함께 했는가,

점심인가, 저녁인가, 혹은 쫄쫄 굶고 머리도 제대로 굶지 않고 먹으러 나온 브런치 타임인가

맥주와 함께인가 와인과 함께인가

기분이 좋은가 그렇지 않은가,

비가 오는가 그렇지 않은가,

날씨가 추운가 그렇지 않은가,


이런 무수히~ 많은 변수에 의해 앞에 놓여진 음식의 맛은 달라지고, 그 무수히 많은 변수에 의해 달라진 음식의 맛을 당사자는 그 음식의 절대적인 맛이라고 정해버린다. 그래서 결국 음식의 맛을 이렇다 결정하는 것은 쓸데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제 제~발 나부터라도 다른 사람의 음식을 판단하지 않는 현명함을 갖추길 희망한다.

나 좀 멍청한데 가능할까..


그녀는 우리 둘이서 편의점 앞에서 과자 한 봉지에 맥주 한캔에 빨대를 꽂아 마시는 술이 가장 맛있다고도 한다.

그래!! 무얼 먹느냐가 100% 를 차지하는게 아니야~ 



식사를 끝나고 쫄래 쫄래 동성로로 와서~

가격대비 괜찮은!!

하바나에서 그녀는 청포도 에이드, 나는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기나긴 대화의 시간의 끝에, 생맥주를 판다는 메뉴판을 확인 후에! 생맥주를 주문했다. 사실 생맥주가 다 떨어져서 그나마 비슷한 (cheap!!) 카프리 한 병과 영화 한 편을 보기로 했다.




카페는 주말인데도 공부를 하는 학생들로 붐볐고, 따뜻한 날씨 속에서 공부를 하며 지쳐가는 학생들을 보니

나도 지속적으로 공부를 해야지하는~ 그런 반성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


그녀와 나의 꿈꾸는 인생을 위해서~

Posted by geeky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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